문화의 중요성
사무직군은 생활 양상에서 지적 수준의 요구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고 봅니다. 또한 아파트 단지 내에 커뮤니티시설에서 퇴근 후에도 공부를 하시는 중년의 남성분들도 보입니다. 그분들은 시험을 준비하는 분도 있고 자신의 교양을 위해 일반 서적과 메모지 한 장을 두고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토요일과 일요일에 도서관에 가면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이 정말 많습니다. 이에 처음부터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면 부담스러울 것이기에 운동을 하고 점심을 먹고 카페를 가고 도서관으로 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도서관에 간다고 하면 함께 걸어가던 것도 혼자서 걸어가면서 화를 표현합니다. 이런 현상의 반복을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제 직장 동료는 부인이 책을 많이 읽고 자신은 그 옆에서 노트북으로 업무를 하거나 웹서핑을 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여가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문화가 뒷받침이 되어야 하고 습관화가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틱톡 영상을 만들고 쇼츠를 보는 것을 즐기는 20대 베트남 여성에게서 이러한 수준을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요구입니다. 그리고 그 상황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한국에서 제 와이프와 같은 수준의 여성은 아마도 20대에서 대다수를 차지하는 여성군에 해당할 것입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작은 도서관에 시 단위별로 도서관이 있고 그 안에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무료로 이뤄집니다. 그런데 베트남에서는 지역마다 있는 학교의 시설 수준만 보더라도 많이 부족합니다. 이를 근거로 본다면 학교 시설을 투자하는 것도 어려운데 그 안에서 책을 구비해 두거나 별도의 문화 프로그램을 무상으로 배포하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즉, 아무것도 아닌 듯하지만 한국에서 공공 서비스의 수준이 매우 높다는 것을 그동안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생활을 하다고 베트남 아내를 만나면서 그 차이를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한국에도 책을 보거나 정보를 수집하는 등 특히 20대 후반에서 30대 후반까지의 정보 수집은 부동산이나 주식과 같은 재태크가 대부분이고 도서관에서 교양을 쌓기 위한 시간을 보내는 경우는 매우 적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환경이 갖춰져 있기에 적어도 직업을 갖기 위해서 몇몇 직군을 제외하고 일반적인 사무직군 부류는 도서관을 다니면서 그러한 문화 프로그램이나 제공되는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았어도 간접적으로 그 영향을 받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도서관에서 여가를 보내는 것이 매우 기본적이고 도서관 근처에는 산책할 수 있는 넓은 공원을 조성하는 것이 최근 새롭게 건설하는 도시들에서 보이는 양상으로 보입니다.
근처 관광지에서 산책을 하고 커피를 마시고 남은 시간은 도서관에서 한국어 공부를 하거나 법무부에서 제공한 베트남어 안내문을 읽기를 바라지만 이를 보지 않고 화를 내면서 힘들다란 말을 연신 내뱉는 모습을 보면서 문화란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습니다. 제 아내의 경우는 베트남에서 대학을 4년 다니고 졸업을 했는데 이 모습을 보면 한편으로 우리나라의 7080에 비유되는 베트남인데 그 시절에 대학을 졸업하셨던 직장 내 팀장님들의 문제 해결력에 대한 차이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습니다.
한국 내에서도 책을 읽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이야기하는 부부가 매우 적은데... 환경적 문제와 문화 차이로 인해서 그러한 경향성을 생성할 기회가 없었더라도 한국에 대한 빠른 적응으로 본인의 선택지에 여가시간에 책을 보거나 자료를 보고 정리를 하는 경향성이 생기기를 바랍니다. 한국의 2030 세대들은 부동산 공부나 주식 공부를 부부가 하고 서로 효율적으로 시간을 나누고 심지어는 혼인 신고도 하지 않고 투자를 위한 대출을 받는 등의 전략을 실천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런 부분에서 많이 늦는 것이 아쉽기는 합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단점만 있을 수 없기에 이런 아내를 통해서 한국 사람들이 너무 자신을 채찍질하며 사는 것은 아닌가 성찰해 보기도 합니다. 그래도 아내가 정보를 수집하고 가공하고 서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래 봅니다. 지금은 자신에게 주어진 한국어 공부만이라도 잘 해내길 바랍니다. 토익이나 다양한 자격증 시험 공부가 익숙한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그런 자격증을 공부하듯이 공부하면 될텐데 그렇지 못한 모습을 보면서 조금은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