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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을 하며 본 수능 소음 주의 현수막을 보며

국제결혼과정 기록/결혼 생활 이야기

by 국결임 2024. 11. 13.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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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을 하면서 제가 일하는 곳은 논이 가득한 곳이라 경우에 따라 농기구의 소음이 가득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매번 지나다니던 곳에 수능일에 학생들을 생각해 주의해 달라는 현수막을 봤습니다. 이것을 보면서 이 주변에 있는 농사를 짓는 분과 작은 공장이나 공방 들은 모두 수능일에 소음이 나는 작업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는 한국에서 수능이 지닌 위상을 잘 알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미 자녀를 출산한 아내의 친구나 경제적 부분이 조금 해결되면 출산할 예정인 제 경우나 자녀를 둔 부모라면 수능이라는 자녀의 학습 능력을 전국단위로 평가하는 절차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인이 언급했던 초등학교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도심지에서 벗어난 학교에는 중도입국자녀가 많다고 합니다. 뉴스를 보면 이런 변화가 빠른 학교에서는 가정통신문과 행사 알림 현수막을 러시아어와 한국어를 병기한다고 합니다.  중도 입국 자녀는 건설이나 농사일을 위해서 한국에 입국하신 부모를 따라서 갑작스럽게 한국으로 들어온 외국인 자녀들입니다. 이 경우 정규 교육과정을 따라가기도 하고 다시 고국으로 돌아갈 생각에 한국어를 배울 생각을 하지 않고 보육 시설로 학교가 활용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 상황을 들으면서 제 아내 친구의 자녀와 미래의 제 아이가 정체성에 있어서 혼란을 경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우 큰 화제가 된 흑백요리사에서, 에드워드 리의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에 대해 다룬 부분이 있었습니다. 미국이라는 이민자의 나라에서 많은 민족들이 함께 살고 노예제까지 있었던 미국이면서도 흑인과 백인 부부 또한 존재합니다. 그런 미국의 시민이면서도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했다는 발언을 통해 제 자녀는 경험해 보지 못한 평범한 한국인 가정과는 다른 또 다른 고민을 하게 될 것입니다. 모두들 청소년 시기를 지날 때 하는 고민에 다문화 가정이란 점에서 기인한 고민이 추가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는 한국인 가정의 순수 한국인 자녀, 중도 입국을 한 외국인 자녀, 그리고 한국에서 나고 자랐지만 외형적으로 차이가 나는 그 중간에 있는 저와 같은 다문화 가정의 자녀로 나뉠 것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문화, 더 작고 직접적으로 생각해 보면 다양한 나라의 문화가 혼합된 퓨전 요리 그리고 한국에서 피자와 스파게티가 한국의 문화와 혼합되어 매우 일상적으로 소비되듯이 시간이 흐르면 다문화 자녀들 또한 그렇게 될 것이란 생각을 해 봅니다. (예. 이탈리아 요리인 알리오올리오가 한국에서 한국 문화에 맞춰 마늘을 많이 첨가) 그리고 그러한 과정에서 사회 진출에 있어서 수능이 평등한 출발점 역할 중 하나가 수능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수능이란 참으로 신기한 제도입니다. 대학 내에서 학습을 할 때 능력을 평가하겠다고 하지만 대학에서 배우는 전공과는 관련없는 과목들로 평가를 합니다. 평가 방식 또한 지적 능력에 한정하여 진행됩니다. 수능에 대하여 인간의 다양한 면을 반영하지 못하고 지적 능력만 대상으로 한다기에 제도 자체에 문제를 언급하는 사람도 분명 존재합니다. 하지만 사회에 이처럼 공고하게 자리를 잡았고 평등한 선발 제도라는 합의가 이뤄진 평가 제도입니다. 

 수능을 준비하기는 과정에서 개인마다 다양한 차이가 있겠지만 고등학교까지 교과서와 교복 그리고 급식비를 무료로 하여 학습 과정에서 기본적인 조건은 맞춰 줍니다. 수능을 통하여 상위 대학에 갔을 때 해당 대학에서 어떤 생활을 하더라도 졸업장이 있다면 일정한 수준에 있다는 사회적 지위를 갖습니다. 시험 한 번에 의해서 다양한 사회적 지위를 획득하는 방법 중 확실하게 좋은 사회적 지위를 획득하는 방법임을 사회적 합의를 이룬 제도입니다. 이러한 특수성을 지녔기에 외국인 자녀 중에서도 한국 사회의 교육과정을 거쳐 사회의 한 부분을 담당하기도 하고 다문화 가정의 자녀도 한국 사회의 한 부분을 담당할 것입니다. 실제로 제게 제 아내를 소개해 준 베트남 친척분의 자녀분은 이번에 대학에 들어갑니다. 지금은 외국인 자녀의 해외 진출이나 다문화 자녀의 사회 진출의 수가 적어서 이목을 끌 것입니다. 하지만 수능이라는 특수한 제도로 모두가 어렵고 중요하다 생각하는 이 제도를 통해서 편견 없이 그 능력을 인정받는 시작점이 될 것이며 이를 통해 받게 되는 후광은 외국인이나 다문화라는 인식을 흐리게 만들어 줄 것이라 봅니다. 왜냐하면 전국에서 학교 생활에 대하여 충실하게 수행하는 사람은 모두 수능을 경험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경험이 타인을 구별하는 시선을 조금은 누그러 뜨리지 않을까 합니다. 


퇴근길에 본 수능 현수막을 보면서 세상에는 완벽한 것은 없고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중에 수능 제도 또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입니다. 다만, 과거에는 수능을 보네로 끝날 일이 이제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자신이 서 있는 위치에 따라 보이는 풍경도 다르고 보는 것도 달라진다고 합니다. 저 또한 이전과 다르게 다문화 가정이 되면서 수능의 불합리성, 개인을 지적 능력만으로 평가하는 것이라 비판하던 입장에서 이것이 어쩌면 외국인 자녀나 다문화 자녀에 대한 차별 어린 시선을 중화시켜 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아니란 생각을 해 봅니다. 

이와 별개로 수능을 경험한 평범한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 시험을 보시는 모든 분들이 자신의 노력에 대한 합당한 결과를 얻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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