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서 7시에 도착해서 업무를 시작합니다. 저녁이 있는 삶이 보장되기에 일찍 일을 시작하는 것에 대하여 불만이 없습니다. 그리고 단순 업무만 하는 사무직을 제외하면 창안해 내고 구상해야 하는 사무직들의 업무는 퇴근 이후에도 지속됩니다.
아내가 흰 살 생선을 좋아하는 것을 알기에 큰 마음을 먹고 갈치를 구매했습니다. 고등어만 먹다가 갈치를 구매했고 택배가 도착했을 때 아내에게 갈치를 내일 아침에 구워 먹으라고 했습니다. 저는 평소처럼 저녁에 남은 반찬을 먹고 출근할 것이며 아침에 따로 요리를 할 시간은 없습니다. 이 이전 시기에는 샤워를 하기 전에 햇반이나 라면을 끓여 두고 익으면 먹고 출발했습니다. 지금은 식은 반찬과 보온된 밥을 먹고 출근하기에 이전보다는 나아진 상황이라며 만족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구워 먹으라고 한 갈치를 아내가 늦잠을 자기에 도착한 이후 하루종일 방치되었던 것입니다. 저는 스티포롬 박스가 쌓여 있기에 갈치를 구워 먹고 나머지를 냉장고에 넣은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열어보니 갈치는 이미 녹아서 핏물이 고이고 포장지를 여니까 비린내가 납니다. 스티로폼이 보냉이 잘 되는 만큼 녹은 후에는 더 빨리 녹도록 보온 역할도 하는 듯합니다. 이렇게 핏물이 고이는 갈치를 보면서 기분이 안 좋아지기 시작합니다.
우선은 서민의 입장에서 가격적인 입장일 것입니다. 평소에 고등어나 먹다가 갈치를 구매했는데... 그것도 고등어도 비싸다고 못 먹는 집이 있다며 위안을 삼으며 하던 소비 중에 구매한 것인데 이렇게 품질이 떨어진 갈치를 보면서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이런 경제적 이유로 인한 상심이 첫 번째 이유일 것입니다. 익명을 빌려서 말할 때 인간은 부유한 사람을 제외하고 물건을 살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가격표이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화가 난 이유는 아내가 평소처럼 늦잠을 자서 한국어 학당을 가는데 밥도 안 먹고 그래서 갈치도 그대로 방치해 두었다는 점입니다. 아내가 아침잠이 많지만 비교적 일찍 일어나면 요리를 해 먹고 갑니다. 그런데 갈치가 그대로 방치된 것을 보면 아침을 먹고 가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아내가 한국어 교육 중 친구들에게 받은 간식 사진을 보며 아침과 점심 대신에 간식으로 끼니를 때운 듯합니다. 이 상황에서 흔히 서윗하다고 구분되는 분들의 경우 아내가 아침과 점심을 먹지 않은 것에 화를 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저는 그보다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지 않은 점. 밤에 늦게까지 게임을 하고 영상을 보며 시간을 보낸 것들이 먼저 떠오릅니다. 조금이라도 일찍 일어났다면 여유가 있을 것이고 해동된 갈치 하나를 구워 먹고 절반은 냉장고에 절반은 냉동실로 갔을 것입니다. 그러면 저는 퇴근해서 냉장고에 있는 갈치를 구워 먹어야겠다고 나름의 계획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갈치는 핏물이 나올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아져 있었고 저는 바로 씻은 다음에 굽기 시작했습니다. 두고두고 꺼내 먹으려던 계획 대신에 전부 다 구워버리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뜻하지 않게 밥도 먹지 않고 갈치만 먹으며 갈치의 은은한 고소한 맛만 느꼈습니다. 처음에는 화났지만 나중에는 자기 합리화인지 내장만 빼고 괜찮으니 이렇게 호사스럽게 갈치 살만 먹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아내에게 제가 일하는 시간만큼 당신도 살림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을 했습니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회사에서 100프로 업무만 하는 것이 아니기에 제가 법적으로 일하는 8시간 중 4시간 만이라도 살림을 했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이 부분은 국제결혼을 한 부부이나 한국인 부부이나 모두에게 문제가 되는 상황입니다. 그나마 제가 위안을 삼는 것은 제가 벌어오는 돈이 얼마 되지 않아도 이런 벌이가 저의 탓이라고 하지는 않고 본인이 한국어 공부가 끝나면 일을 가겠다고 말하는 아내가 있어서 한국 내 많은 부부들 중에 중간은 위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혼을 하면서 나이를 떠나 가진 환경을 떠나 두 남녀가 삶을 함께 살아가는 것이 결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최근 개인주의가 강해지면서 부부들의 이혼 사유 중에 공정하게 하지 않은 것들이 근거가 되어 이혼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제 경우는 그렇지는 않지만 이러한 삶이 이어진다면 억울하긴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어 제 아내는 3일에 1회 빨래를 합니다. 제 경우 다행히 옷이 많은 편이기에 이전에는 주말에만 빨래를 했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은 주 2회 빨래이니 만족스럽습니다. 그런데 주 2회 빨래를 하고 저녁은 빵이나 피자 등을 먹지 않는다면 요리를 만들어 줍니다. 그리고 청소의 경우 빗자루로 잠시 쓸기만 합니다. 이것을 보면서 제 아내도 회사 생활을 적지만 1년 동안 한 사람인데 너무 살림을 하는 것이 적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확히는 이번에 표현했지만 그동안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나 봅니다.
아내에게 '내가 회사에서 일하는 시간이 얼마인데 그 절반의 시간 정도는 살림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이 잘 전달되었는지 아니면 뉘앙스만 전해졌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내는 기분 나쁘다는 듯이 침대로 가서 돌아서서 핸드폰을 하다가 지금은 누워 자고 저는 이렇게 글을 쓰고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제가 아내 나이에는 무엇을 할까 생각했을 때 저도 도서관을 다니기는 했지만 20대가 그다지 대기업에 입사한 사람들처럼 치열하지는 않았던 듯합니다. 그래서 지금도 그런 후회감에 퇴근 후에나 주말에 도서관에 가서 이제는 의미도 없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글도 쓰는 듯합니다. 이것들이 효과를 보려고 했다면 고등학교나 대학교 때 했어야 그 효과가 극대화되었을 것인데 지금 그런 행동은 자기 위안이 큰 행동일 것입니다. 어찌 되었든 그 당시에 20대의 저를 생각하면 그다지 현명하지 않고 부지런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모습을 아내에게 바란다면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지금 이 상황을 생각하면 저는 일을 하고 아내는 주 2회 한국어를 배우러 나가는 것을 빼면 대부분의 시간을 영상 보기, 게임하기, 잠을 자기 등을 하며 사는데 이는 일부 여성분들이 남편이 아니라 아빠를 구하는 수준이라고 그 행동을 근거를 들어 비판하던 먼저 결혼했던 분들의 푸념이 떠오릅니다.
결혼을 하면서 그런 부분에서는 분명히 공정성 면에서 공정하지 않은 듯합니다. 저야 아내가 20대이기에 저보다 어리고 저의 어리석었던 시절을 생각하며 그러려니 하는데 비슷한 나이에서 결혼했는데 이런 상황이 펼쳐진다면 더욱 화가 날 듯합니다. 그리고 그런 이유로 이혼까지 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부모님이 떠올랐습니다. 왜 일부 여성분들의 행동에 '남편이 아니라 아빠를 찾는 것'이라고 말하는지 그 말이 괜히 나온 것은 아닐 것입니다. 저 또한 어리석은 20대를 보냈을 때 부모님께서 어떻게 살아야 한다고 많은 말씀을 주셨지만 그리고 아버지가 9급에서부터 5급까지 올라가셨지만 그 어려움을 당시에는 시대를 잘 타고나서 진급한 것이라면서 폄하하고 부모님의 지원은 당연하고 조언은 시대에 뒤처진 사람의 말이라고 치부했습니다. 어머니께는 더 심한 것이 어머니 세대에서는 여성이 고등학교만 나온 것도 대단한 것인데 대학교를 나오시지 않았고 그런 경험이 없어 사고의 수준이 그런 경험을 한 사람과 비교해서 부족하고 좁을 것이란 분위기로 자주 대응했습니다. 그렇게 저의 어리석음과 게으름을 사랑을 가지고 언급해 주셨는데 자식이란 이유로 경제적이며 심리적 소모를 다 견디셨겠구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저녁에 게임을 하고 영상을 보고 항상 늦게 일어나는 아내를 보면서 그래도 일정 부분 살림을 하기에 고마운 마음을 들지만 공정성 면에서는 항상 억울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런 감정이 들어도 포용해 주신 부모님을 생각하시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부부가 이혼을 하더라도 부모님의 의절하는 경우가 별로 없는 것이 이해가 됩니다. 저의 부모님은 제가 아내를 보면서 종종 드는 생각보다 더 심한 상황이 많았을 것인데 그것을 사랑으로 포용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한편 '남편이 아닌 아빠 같은 사람'을 추구하시는 여성분들의 경우 왜 이혼을 하셨는지 유부남이 되고 나서야 이해가 됩니다. 사랑한다고 하지만 그 사랑이 단어로 표현되기에 표면만 같아 보이지 부모님의 사랑과 부부 사이의 사랑은 차이가 납니다.
갈치 하나 때문에 경제적 손실과 아내의 게으름에 대한 삶의 공유 과정에서 공정하지 못함에서 항의를 하긴 했지만 아마도 아내가 잠에서 깨어나면 서로 그러려니 하면서 함께 생활을 시작할 것입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부부는 부모와 자식의 관계가 아니기에 주의할 필요는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자식이 아닌 아내를 보면서 부모님께서 저를 키우실 때 얼마나 속상해하셨을지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순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 또한 20대에 이것을 알았다면 지금 부지런하게 살 필요 없이 여유로운 삶을 살았을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라면 아내가 자신이 스스로 깨닫고 변할 때까지는 게임도 많이 하고 영상도 많이 보고 잠도 많이 자도록 두겠지만 얼마나 오래 참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부부의 관계이지 부모와 자식의 관계가 아니기에 그만큼의 이해와 인내를 불가능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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