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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림질을 하는 아내

국제결혼과정 기록/결혼 생활 이야기

by 국결임 2024. 11. 25.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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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림질을 하지 않은지 참 오래되었습니다.
특별한 날이 아니면 굳이 옷을 다려 입지 않고 그것도 귀찮아서 걸어두면 뜨거운 바람이 나와 알아서 주름을 펴주는 제품을 구매했다가 이마저도 귀찮아서 쓰지 않습니다.
이런 저에게 다림질은 참으로 비효율적인 행동입니다. 움직이면 어차피 옷이 구겨지기 때문입니다.
옷이 구겨지더라도 등 쪽은 옷이 구겨진 것이 활동으로 구겨지는 부위가 아닙니다. 그래서 거울 등에 우연히 비친 등에 있는 주름들을 보면 다림질을 하면 좋았으려나 하는 생각이 가끔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세탁과 다르게 위생적인 면도 아니고 미적인 측면만을 위해서 다림질을 한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비효율적인 행동입니다. 효율성을 생각할 때 빨래를 너는 과정에서 '팡팡' 쳐서 주름을 조금 펴고 너는 것이 적당한 수준이라고 봅니다.

그런 제게 아내가 다리미를 사 달라고 합니다. 뜨거운 바람으로 주름을 펴는 것이 있다고 설명을 했지만 꼭 열판을 활용하는 다리미를 구매해 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며칠 내 다리미가 왔고 아내는 다림질을 합니다. 하지 말라고 해도 다림질을 합니다. 내심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괜한 고생을 하는 듯해서 '밥솥에 밥만 안 떨어지게 해 주면 된다, 다림질은 뭐 하려 해'라고 말을 해도 다림질을 꼭 해 줍니다.

스스로 제 옷을 다림질해 주는 아내
이런 아내의 행동이 어떤 원인에서 이뤄지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우선 떠오르는 근거는 장모님이 장인어른의 옷을 다려주던 모습에서 자연스럽게 그런 가치관을 받아들인 듯합니다. 현재 한국에서 그러한 모습을 찾아보기 힘든 것은 부모님 세대에서 아내가 남편의 옷을 다려주는 등 미적인 부분에 신경 쓰던 일이 있었지만 지금은 다수가 맞벌이를 하기에 서로 동등하기에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봅니다.
한편 맞벌이를 하지 않음에도 그런 모습을 보기 어려운 경우는 인간 본성이 편안한 것을 찾기에 다림질을 비효율적이고 불편한 것으로 보고 해야 하겠다고 생각하는 행동에서 제외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다음으로는 예의 차원에 대한 가치관이 있어서 그런 듯합니다. 베트남에서 전통적 가치를 이어오는 가정은 집의 입구에 사당이 있습니다. 그리고 저녁 시간에 사당에 종을 울리고 간단히 예의를 표한 후에 가족들이 모두 모여 저녁식사를 합니다. 이때 하얀색 옷을 입는데 이 옷을 예를 갖춰 준비하느라 다림질을 하니 자연스럽게 하는 김에 남편의 다른 옷들도 다림질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경우는 돌아가신 선조에 대한 예의를 지키려는 문화 때문에 귀찮은 다림질을 하는 행동을 유발했고 그것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듯합니다. 예의에 대하여 구식이고 비효율적이라 생각하는 한국에서는 전통을 강조하는 선비 마을 등을 제외하면 이런 모습이 이어지기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내의 다림질에 대한 것은 전통적 가치에 대한 영향의 결과로 보입니다.

추가로 베트남 분들의 가족의 유대감이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점은 저녁마다 맥주와 안주를 풍성하게 차려두고 친척분들이 자주 방문하여 음식을 나눠 먹으며 한 마을에도 세네 가구가 친척 관계인 것을 근거로 제시하고자 합니다. 한편으로 밥솥에 밥만 떨어지지 않게 관리해 달라고 말해도 종종 떨어지는 것은 아침을 잘 먹지 않는 베트남 문화, 저녁을 제외하면 간단하게 빵과 음료로 끼니를 때우기도 하는 문화의 반영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신기하게 저녁 식사 시간마다 새로운 요리를 만들고 다음날 아침은 저녁에 먹다 남은 반찬을 먹고 출근을 하는데... 저녁 요리는 꼭 새로 하면서 미리 해 두면 되는 밥만 종종 밥솥에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제게 설거지를 요청하는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주방 일은 자신이 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런 일관성 없는 대응 부분도 어쩌면 문화의 반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문화는 자연스럽게 가정 내에서 부모님의 행동을 보고 배우는 것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가정 내의 활동이 자녀에게 요구되는 경우가 사라지고 공부에만 전념하라고 하기에 한국의 현재와 같이 때로는 지나치게 개인적이라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는 이기주의로 발전하는 것도 그런 가정의 문화에서 시작된 것이 아닐까 합니다. 또한 가정에서 학업을 위해 모든 것을 허용하기에 학교에서도 학부모님 다음으로 권한을 받은 교사라고 하더라도 학부모님의 보호 아래 학생을 관리할 수 없고 그렇게 큰 학생이 사회로 나와서 현대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성인들이 늘어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 말라고 해도 제 옷을 꼭 다려주겠다는 아내를 보면서 문화를 근거로 의견을 제시해 보았습니다. 제 아내는 어쩌면 제 옷을 다리면서 베트남에서 매일 저녁 제사를 올리던 일과 장모님이 장인어른의 옷을 다려주던 일을 추억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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